
2019년 한국 브루크너 음악상
조규진
현 청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지휘자협회 회장
먼저 이렇게 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6월 청주시립교향악단 취임연주를 마치시고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바쁘시게 지내
오셨을 텐데 오케스트라와의 공연활동은 어떠셨는지요?
- 이후 오페라 갈라 콘서트 및 청소년을 상대로 찾아가는 음악회와 올댓 베토벤 그리고 송년음악회에서 베토벤 합창 교향곡 등을 연주하였습니다.
취임연주에서 청주시향 최초로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호평가운데 마치셨습니다. 첫 연주로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택하시게 된 동기가 있으셨는가요?
- 부르크너는 제가 존경하는 작곡가 중 한분입니다. 그가 작곡한 교향곡 중 8번 교향곡은 작곡가 스스로 가장 자신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청주시향에서는 브루크너 작품을 단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기도 했죠.
그 이유는 연주자들이 브루크너 작품을 매우 난해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또한 청중들도 이해하기 힘든 음악이라고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8번 교향곡으로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던 의도도 있었습니다. 특히 3악장에서 성스러울 뿐 아니라 지극히 아름다운 극한에 환희로 나타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건 브루크너 교향곡에서만 구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악장을 마치고 마지막 4악장의 끝 음이 떠나갈 때 저는 청중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그간 방송국에서나 주위 사람들로 부터 첫 연주 부터 무겁고 장중한 브루크너 교향곡을 한다는 부담스런 말과 걱정들은 한낱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네 그렇군요. 지휘자님께서는 브루크너가 활동하고 생을 마친 비엔나에서 유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루크너에 대해 남다른 느낌을 갖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휘자님께서 느끼시는 작곡가 브루크너와 그의 음악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브루크너는 비엔나 음악대학에서 작곡과 교수로 제직하셨고 유명한 작곡가 구스타브 말러를 가르치신 분입니다. 브루크너는 화성학 역사에서도 대단한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그의 작품 속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던 작곡가입니다.
특히 그의 화성진행에 있어 3도 근친조에 조성을 예상치 못하게 너무 아름답게 넘나드는 작곡기법은 우리로 하여금 아주 거룩하고 성스럽기까지 한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그가 존경하던 바그너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현악기를 다루는 모습에 있어서도 바그너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루크너의 교향곡에는 오르간의 음색이 많이 베어 있다고들 말합니다. 지휘자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떠신가요? 연주하신 8번 교향곡에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 브루크너는 오스트리아 린츠 근교에 위치한 성 플로리안 수도원 오르간 밑에 그의 유언대로 모셔져 있습니다. 브루크너는 작곡가 뿐 아니라 평생을 오르간 연주자로 살았고 오르간을 좋아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오르간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8번 교향곡 피날레 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무게의 중심을 크게 확대하여 코랄로(합창형식의 작곡기법) 승화 시키는 관악기 연주는 참으로 장중한 오르간을 연상시켜 주기도 합니다. 그가 작곡한 모든 교향곡에 피날레, 코다(맺은말) 부분의 스코어(Score)를 오르간으로 연주해보면 아주 잘 어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청주시향과 다시 브루크너 교향곡을 연주할 계획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그 곡에 대해서도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기회가 된다면 교향곡 7번을 연주하고 싶습니다. 7번 교향곡 2악장에는 브루크너가 숭배했던 바그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졌던 비통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대단한 명곡입니다. 2023년은 바그너 사후 1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해에 브루크너 곡을 연주하고 싶습니다.
올해 “한국브루크너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수상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매우 영광스런 상입니다. 앞으로 브루크너 교향곡을 연주할 때 부끄럽지 않은 연주가 되도록 더욱 노력 할 것입니다.
끝으로 브루크너협회와 브루크너 애호가 여러분들께 바라는 것이나 교향악단 발전에 대해 하실 말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 브루크너의 교향곡과 작품을 연주하는 교향악단의 소식들이 많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협회도 더욱 활성화 되어 많은 음악애호가들에게 브루크너에 대한 정보와 활동소식들이 전해져서 보다 많은 브루크너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협회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네,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부응하는 협회로 발전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휘자님과 청주시향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드리며 앞으로도 늘 좋은 공연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날짜 2019년 12월 23일
2024 한국브루크너 음악상
이병욱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겸 상임지휘자
1. 먼저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생각지도 못 한 상을 받게 되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이 워낙 까다로워서 오케스트라 리허설 시간도 길고 힘들었는데 단원들이 끝까지 집중하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 2004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향을 이끌고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잘 들려주셨습니다. 교향곡 7번을 택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지요?
아울러 그의 7번 교향곡에 대한 특징이나 음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브루크너의 7번 교향곡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오케스트라 곡 중 하나입니다.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7번에 대해 논문을 써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구요.
인천시향을 처음 맡으면서 언젠가는 브루크너 7번을 꼭 연주하겠다 생각했었는데 마침 올해가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교향악축제에서 이 곡을 연주해야겠다 마음 먹었었습니다.
이 곡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교향곡에서 브루크너가 존경했던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2악장일 것입니다. 바그너가 고안한 바그너 튜바가 브루크너의 교향곡 중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교향곡이 바로 이 교향곡 7번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지휘자님께서 느끼시는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는 어떤 작곡가 인가요? 그의 작품이나 삶 그리고 그에 대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으시면 이야기해 주시지요.
브루크너는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이면서 즉흥 연주에 뛰어났던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40세가 넘어 비엔나에 와서 살기 시작했는데 바그너의 추종자로 알려진 브람스파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었어요. 하지만 브루크너는 생애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교향곡 7번과 8번 교향곡으로 성공을 거두었던 비운의 작곡가였습니다.
4. 7번 교향곡부터 바그너 튜바라는 악기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악기는 흔히 연주되지 않는 악기여서 악기나 연주자 섭외에 있어 어려움은 없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브루크너에게 있어 바그너 튜바는 어떤 음악적 역할을 맡고 있는 악기인지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그너 튜바 연주자를 섭외하려면 어려움이 큽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악기를 대여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교향곡을 준비하는 것 보다 악기 준비뿐 아니라 연습도 미리 해 놔야 큰 어려움 없이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바그너 튜바의 음색은 호른보다는 조금더 품위있고 장엄한 음색이 흘러나오는 특징이 있고 또 매우 따뜻한 소리가 특징인 악기입니다.
5. 끝으로 브루크너 애호가 여러분들께 바라는 것이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여러 공연장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많은 분들이 브루크너의 매력을 느끼고 더 좋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공연장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진정한 오케스트라 레퍼토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년 11월 15일
한국브루크너협회
